“20년째 공황장애” 박항서 감독의 고백, ‘영웅’의 또 다른 얼굴
JTBC 예능 뭉쳐야 찬다4에서 축구감독 박항서가 “20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베트남 축구를 황금기로 이끈 영웅의 이미지와 달리, 정신적인 고통을 오랫동안 감내해온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과 동시에 공감을 자아냈다. 박 감독은 이번 방송을 통해 자신이 겪어온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며,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지지를 전했다.
“20년째 공황장애”…진심 어린 고백
박항서 감독은 방송에서 “연패가 계속되면 생각이 복잡해지고 선수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나 역시 공황장애를 20년째 앓고 있다. 그만큼 압박을 많이 받았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그는 FC파파클로스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걱정하며, 직접 스포츠 심리상담가를 섭외해 심리 회복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박 감독은 자신 역시 과거부터 이어진 심리적 압박 속에서 살아왔으며, 선수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 고백은 ‘강한 리더’ 이미지 뒤에 감춰졌던 박항서 감독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 순간이었다.
왜 공황장애를 겪게 됐을까?
박 감독이 공황장애를 겪게 된 배경에는 수십 년간 이어진 지도자 생활과 지속적인 성과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수석코치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이끌었고, 2017년부터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하며 베트남 축구의 르네상스를 만들었다.
특히 베트남 현지에서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존재였지만, 그만큼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책임감” 또한 무거웠을 것이다. 심리적인 긴장 상태가 오랜 시간 이어지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공황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박 감독의 고백은 그런 긴장의 연속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박항서 감독은 누구인가?
- 출생: 1959년 1월 4일, 경남 산청군
- 나이: 만 66세
- 학력: 경신고, 한양대학교 체육학과
- 선수 시절: 1984년 '럭키금성' 입단 (現 FC서울)
- 주요 경력:
- 2017~2023: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2000~2002: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수석코치
- 2025년 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 창원FC, 상주상무, 전남드래곤즈 등 국내 구단 감독 역임
- 홍보대사 활동: 산청군, 서울관광, 농식품 수출 등 다수
- 수상: AFF 스즈키컵 우승(2018), SEA게임 금메달(2019), AFC U-23 준우승(2018), 체육훈장 맹호장(2002) 외 다수
베트남과 한국 양국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박 감독은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계의 상징적 존재다.
공황장애란 어떤 질환인가?
공황장애는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극심한 불안 발작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가슴 두근거림, 호흡 곤란, 식은땀, 어지럼증,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동반되며, 환자는 통제력을 잃는다고 느낀다. 박항서 감독처럼 심한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경험한 사람에게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원인에는 심리적 요인(스트레스, 트라우마), **생물학적 요인(뇌 기능 이상, 유전)**이 있으며, 치료는 **인지행동치료(CBT)**와 **약물치료(항불안제, 항우울제)**를 병행한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면 일상생활 복귀도 충분히 가능하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나?
박 감독은 “20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지만, 일상생활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안컵, SEA게임, 스즈키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이는 공황장애가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병’*이 아님을 증명하는 사례다. 규칙적인 생활과 전문적인 치료, 자기 인식과 관리만 있다면, 충분히 사회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유명인들의 공황장애 고백
박항서 감독 외에도 많은 유명인들이 공황장애를 겪었음을 공개한 바 있다.
- BTS 슈가: 고된 스케줄과 심리적 압박으로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경험
- 가수 이하이: 무대 공포증을 동반한 공황장애 고백
- 개그우먼 김신영: 장기간 불안장애와 함께 공황 발작을 겪었고 꾸준한 치료를 이어감
- 배우 윤은혜, 정형돈, 박해일 등도 유사한 경험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통을 숨기지 않고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인식 개선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정신 건강도 성과만큼 중요하다
박항서 감독은 “심리적 압박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숨기지 말고 털어놓는 게 첫 번째 치료”라며, 공황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릴 것을 당부했다. 지도자이자 인생 선배로서의 진심이 담긴 말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남긴다.
그는 방송을 통해 선수들의 멘털 회복을 위해 직접 움직였고, 자신도 치료와 관리를 병행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스포츠 현장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정신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메시지다.